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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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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맨 앞에서 옮긴이는 택리지를 ‘우리 땅에 대한 감동적인 보고서’라 칭하였다. 우리 땅에 대한 감동적인 보고서 즉, 택리지는 18세기 중반에 이중환이 쓴 지리서로, 책 이름이 뜻하는 대로 ‘사람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살 만한 곳’을 찾기 위한 연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실학자인 이중환은 서양에서 들어온 서양 과학과 합리적 사고를 받아들여 전통적인 서술방식이 아닌 주제에 맞춰 우리나라의 각 지역을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택리지를 실사구시의 학풍에 따라 쓴 우리나라의 최초의 인문지리서라 부른다고 한다. 다시 말해 종전의 백과사전식 지리서와 달리 택리지는 우리나라를 총체적으로 다룬 팔도총론과 도별지지, 주제별로 다룬 복거총론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체계와 집필 방식이 새롭고 신선하여 본격 인문지리서의 효시가 된 것이다. 이러한 택리지는 크게 먼저 정언유가 쓴 서문을 시작으로 해서 사·농·공·상을 다룬 사민총론, 평안도부터 시작해서 경기도까지 전국 팔도를 다룬 팔도총론, 지리·생리·인심·산수 네 분야에 걸쳐 살기에 적합한 곳을 다룬 복거총론, 종합 편인 총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사민총론에서는 ‘어진 법을 닦으면 사농공상이 다 하나다.’라고 하여 사대부의 역사적 유래를 설명한 뒤에 사대부와 농공상인이 근본에 있어서는 평등하다는 사민평등을 주장하고 있었다. 다음 ‘강과 산은 멀리 천 리 밖에서 만나고-팔도총론’에서는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이렇게 전국 팔도를 다루고 있었다. 그런데 택리지는 지리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 경제, 사회, 역사, 교통 등 여러 방면에서 모든 것을 다루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역사 이야기 면에서는 마치 옛날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아 더욱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팔도총론에서는 각 도별로 이곳저곳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나중에 그 지역들을 답사를 하거나 여행을 하게 된다면 택리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당시의 서술과 현재를 비교해보며 답사하는 것도 흥미로운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가 살기 좋은 곳인가-복거총론’에서 이중환은 사람이 살터를 정할 때 첫째로 지리가 좋아야 하고, 둘째로 생리가 좋아야 하며, 셋째 인심이 좋아야 하고, 넷째 산수가 좋아야 하며, 이 중 하나라도 모자라면 좋은 땅이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복거총론편을 서술하기 시작하였다. ‘지세가 좋은 곳-지리편, 생업이 넉넉한 곳-생리편, 인심이 후한 곳-인심편, 경치가 좋은 곳-산수편’ 중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인심편이었다. 이중환은 인심을 팔도의 인심과 사대부의 인심을 나누어 서술하면서, 팔도의 인심은 서민을 두고 하는 말일 뿐 사대부의 풍속은 또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팔도의 인심에서는 우리나라 팔도 중에서 평안도 인심이 가장 순후해서 제일이고, 경상도가 그 다음이라 말하였다. 그런데 나와 관련 깊다고 할 수 있는 두 지역 즉, ‘경기도는 도성 밖 들판의 고을은 백성들의 재물이 보잘 것 없고, 충청도는 오로지 세도와 이익이 될 만한 것만 좇는다.’라 서술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택리지를 읽기 전에 주변에서 이중환이 서술한 이러한 팔도의 인심이 우리나라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시초가 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왠지 그 의견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 땅에서 나는 이익을 의미하는 생리, 생리편에서는 인간 생활에서 경제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물자의 활발한 교역과 수운을 통한 운송을 중시하고 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내용면에서 흥미로운 것은 인심편이었지만, 실제 가거지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건은 이 생리라고 생각한다. 일단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고 살기 위한 활동들 즉, 경제활동이 용이한 곳이 중요함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처음에는 어려울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져 책을 쉽게 읽어내지 못했던 것 같으나, 역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고 빠르게 읽어내려가던 내 특징이 택리지에도 적용되었던 것같다. 왠지 모르게 어려운 한자어들로만 투성일 것 같았지만, (혹은 어쩌면 청소년을 위한 택리지여서 일지도 모르지만...) 우려했던 것 보다 쉽고 흥미있게 당시의 모습 등을 떠올려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택리지가 당시 사대부를 비롯한 일반 백성들을 위한 지리서였다고 평가받는 이유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