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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3판
august
김영하는 묘사나 서술을 아주 잘하는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묘사나 서술로는 줄 수 없는 느낌을 줄 때가 많다. 이런 특징은 특히 초기작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 이 작가의 최근작은 엄청 별로라고 생각하기도 하구.. 이 님의 글은 일명 '파괴' 에서 리즈를 먼저 찍고왔어요^.^.... 김영하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게 둘 있다. 하나는 바로 이것, 다른 하나는 단편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검은 꽃은 크게 취향에 맞지는 않았고, 착각인지 뭔지 몰라도 좋은 평이 많은 걸로 느껴졌던 빛의 제국도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용. 다만 대다수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오빠가 돌아왔다는 그래도 나름 괜찮게 읽었습니다ㅋㅋ 내 안의 이님은 퀴즈쇼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것 같은 느낌.. 퀴즈쇼는 사서 읽지는 않았다는 점이 매우 다행이지요. 여튼 이 파괴ㅋㅋ의 영문판을 빌려보는 김에 같이 빌려와서 재독해 보았습니담<그들은 자신들이 상정한 어떤 인간 유형에서 자꾸 벗어나는 나라는 인간을 향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다. 하기야 당연한 일이다. 누구도 신에 대해서 너무 많이 알 수는 없는 법이다.><봄이 되면 의뢰인들이 많아진다. 봄에 내 의뢰인들이 많아지는 것은 지루한 겨울에 대한 반동이라기보다는 봄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봄을 두려워한다. 겨울에는 우울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봄은 우울을 더이상 감출 수 없게 만든다. …… 겨울에는 누구나가 갇혀 있지만 봄에는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자들만이 갇혀 있는다. …… 그러나 이 시대에는 누구도 그런 축제를 벌일 수 없다. 아무도 무료한 겨울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불을 질러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사람들은 스스로를 태워버릴 수밖에 없다.>